중소기업에서 면접이란? 면접관으로 들어갔던 이야기

나도 한 회사에 취직해서 일한지 8년이 넘어가다보니 팀장이 되었고,
팀장으로써 팀원을 구할때 당연히 면접자리에도 참석하게 되는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면접자리에 면접자로써가 아닌 면접관으로써 참가한건 이번을 포함해 3번인데, 두번은 벌써 3년 전의 일이었다.
그때는 나도 팀장이 된지 얼마 안되었고, 사실 누구를 평가하고 판단할만한 사회경험도 많이 부족했다.
사실상 나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검증요원으로 들어갔을 뿐, 세월과 연륜을 포함한 사람을 평가할 위치는 아니었던것 같다.

그래서 그때 면접관으로 들어갔을때도 정말 딱딱하게 웹 관련 기술에대해서만 물어보는 기술질문만 했던것 같다.

본문 이미지너무 기술질문이 많았댄다

나중에 내가 면접본 사람이 입사하고난 이후 그 면접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내가 기술질문할때 너무 전문적이어서 좀 무서웠다하더라...

뭐 그이후로 채용한 사람이 3년간 잘 일해줘서 면접볼일이 없다가, 이번에 퇴사한 이후 오랜만에 다시 구인 공고를 내게되어서 면접을 보게되었다.
나도 3-4년간 팀장으로써 어느정도 익숙해졌고, 어느새 이런저런일 하면서 늙어갔다보니가 예전처럼 면접준비할때 그렇게까지 아득바득 질문리스트 정리해서 들어갈 필요성도 못느꼈다.
그냥 슥 이력서 보고 면접자와 이야기를 통해 면접을 진행한것 같다.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이다.
흔히말하는 큰 회사에서 웹 서비스만 전문적으로 맡는 부서로써 사실 회사의 메인 업무와 좀 궤가 다른 업무를 하고있는 꼴이다.
대외적으로 보았을때 우리회사는 출판회사였고, 내가 하는 업무는 고객들이 웹사이트가 필요하다할때 그걸 만들어주고 운영하는 느낌의 사이드 상품이다.

사실그래서 우리회사의 이름만 보고 여기에 웹개발자로 취직한다는게 참 심리적으로 허용하기 힘든 선이라고 생각한다.


본문 이미지회사는 의외로 잘 굴러간다

하지만 나도 이 회사에 취직했을 무렵, 나름 이런 회사에서 특이한 일자리가 나와서 꽤나 흥미가 돋았고, 회사의 여러 안좋은 리뷰보다 사원수가 200명 이상이고, 업력이 20년이 넘어간다는걸보고, 이야 그래도 회산데 뭐라도 했으니 이 덩치큰게 유지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생각을 안하는것같다.
그래서 사실 구인공고를 내도 신청자도 적을뿐더라 면접을 보러 오는사람도 참 없는 수준이었다.

아예 구인공고에 대놓고 "우리회사 출판회산데 개발팀은 개꿀업무입니다! 여기 사람이들어오면 나가질않아요 엌ㅋㅋ"이라고 적고싶을 수준이니 말이다.
당연히 나가는사람도 3-5년에 한명 나올랑 말랑하니 기업리뷰에서도 개발팀 이야기는 적힐이유도 없다.

그래도 우리 개발팀에 면접을 보러와주신 몇분들은 애초에 그 관문을 돌파하고 나름의 의미를 두고 오신분들이라 그런지 하나같이 매력적인 분들이었다.

내가 첫 면접본 팀원도 정말 일에 열심에 싹싹한 분이었고 이후의 팀원도 나름의 논리와 개성을 가진 적극적인 분이었고, 최근에 본분도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면접을 보러온 분이었다.
이런 분들이랑 그냥 전회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우리회사는 이렇게 소개하는 그 면접자리가 나한테는 정말 즐거운 소통의 장이라고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다른회사에서 2년동안 일하다가 그 회사의 경영악화로 우리 회사에 지원해준 분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략적인 큰 면접의 틀은 부장님과 경영지원팀이 이야기해주시고, 기술면접 부분으로 와서 내가 질문을 이어갔다.

참 많은 질문과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하고싶었던 질문은 그거였다.

"개발자로써 교육받을때, 업무를 할때 본인은 어떤 일을 했었고, 어떤 해프닝이 일어났나?"

나는 처음에는 그사람의 개발능력과 경험을 알기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기술적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도 일을해보면서 책이나 이론으로 나오는 질문과 그에대한 답은 현업에 적용되는건 거의 없다고 느꼈다.
더군다니 중소기업은 이론과 실전의 괴리감이 더 크다고 여겼다.

그래서 나는 항상 질문을 할때 "어떤일이 있었고, 어떻게 처리했냐?"에 대해 묻곤한다.

본문 이미지제3자의 시각으로 보고 느껴봐라!

그 대답속에서 내가 그사람이 겪었던 일을 제3자의 시청자 입장에서 온전히 그사람의 경험을 느낄 수 있다면, 사실 어떤 답이어도 나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마치 잘못짜여진 스토리, 엉성한 연출과 같이 내가 이사람의 경험을 듣고 느끼는데 이상함을 느낀다면 몇번의 질문을 거치고 이사람이 지금 제대로된 이야기를 하지못하는구나 라고 판단한다.

얼핏보면 말잘하는 사람이 유리한 면접이 아닌가? 싶을때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말잘해서 썰푸는것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내가 저사람의 말을듣고 그 상황을 상정하고 연상할 수 있으면 사실 표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이번에 면접을 본 분과 이야기할때는 내가 이사람의 직장과 업무환경을 모르지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이 일했던 곳의 습관과 상사, 동료에 대한 경험이 흡사 내가 체험이라도 하듯이 느껴졌다.
그사람은 '정말' 그 장소에 있었고, 그 일을 했다는걸 반증하는 것이기도하다.


얼핏보면 이런 썰풀기에 의한 면접은 올바르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회사입장에서도 면접자를 알고싶어하고 이사람에 대한 경험을 1시간내로 뜯어서 평가해야하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개발직군은 사실 어떤 언어를 쓰든 한가지 언어로 구축부터 서비스까지의 경험만 있다면 그다음 부터는 약간씩 언어나 환경이 달라질뿐 하는일은 비슷한 상황이다.
그럼 우리는 그사람이 정말 그 '경험'이있는지 물어볼수 밖에 없는 면접을 할수밖에...


뭐 여기까지가 '면접관'으로써 나의 면접후기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다.
그럼 반대로 내가 '면접자'라면 이런 기업에 대한 면접준비를 어떻게 해야할까?

본문 이미지이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예시가 너무 과했나?

기술공부? 포트폴리오?
그런거도 다좋은데, 경력자는 말그대로 자신이 해낸 '업무에 대한 경험'이 최고의 무기라 생각한다.
지난 몇년간, 내가 어느회사에서 어느 프로젝트의 어느 파트의 개발자로서 일을하고 그일을 하면서 배웠던 점, 해프닝, 개선점에 대해 하나하나 다 이야기할 수 있으면 그만큼 지난 몇년간의 세월을 배신하지 않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것이다.

결국 면접이란 자리는 회사도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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